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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주머니/건강한 식생활

저탄고지로 한 달만에 5kg 감량 후기 1탄

by 밥포켓 2021.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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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고 몸무게를 나스닥마냥 신고가를 갱신하며 점점 쌓여가는 자기혐오를 이기지 못해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탄고지로 한 달만에 5kg 감량하긴 했습니다만 시작은 비만이었고 여전히 과체중입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스펙부터 풀겠습니다.

 

164 cm

 

3월 2일 시작몸무게 71.2 kg (BMI 26이네요)

(눈으로 확인한 숫자는 저게 마지막이지만.. 그 이후 더이상 재지 않았으므로 아마도 더 나갔으리라 짐작합니다..)

 

 

4월 4일 한달차 몸무게 66.1kg (BMI 24입니다)

 

정확하게 5.1kg 감량 했네요.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감량수준이지만 저는 만족합니다.

 

 

한 3~4년 전 키토 다이어트에 대해 처음 알게되었고 고기를 워낙 좋아했던지라 이런 획기적인 다이어트가 있나, 신나서 시작했던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한 2~3주정도에 3키로 정도를 감량했었지만 바로 포기를 했었드랬죠..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하면서 예전에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실패 원인을 곰곰히 공부해봤습니다.

 

제가 생각한 실패 요인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1. 지방에 대한 두려움

2. 무지에서 비롯한 제한된 식단

 

 

우리는 '지방'을 매우 나쁜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여러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의 후기를 읽어보며 저탄고지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을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저도 모르게 없어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탄에만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자연히 식단구성이 매우 좁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제가 주로 먹었던 것은 삼겹살 구이 등 돼지고기 위주의 육류, 돼지 국밥(밥 빼고), 사골, 익힌 야채, 방탄 커피 등이 었습니다.

 

삼겹살은 지방이 풍부한 부위라 저탄고지 식단에 적합하겠지만 그외 식단에서 지방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병행하다보니 점심에는 한식 위주의 식당에서 외식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아 밥만 줄여갔습니다.마음잡고 클린 키토식을 하겠다고 한 날은 무조건 고기고기고기...

 

결과적으로 저탄고단중지 정도의 식단이 되었죠..

 

그 이후 수순은? 당연히 질렸죠.

 

질리고나니 가장 먹고싶었던건 아이러니하게도 비빔밥이었습니다. 매일 느끼한 것만 먹다보니 생야채 등과 먹는 산뜻하고 고소한 산채 비빔밥 한그릇이 그렇게 먹고싶었습니다.

 

참고 참다가 결국 무너져 밥을 비비며 항복을 선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빵순이로 돌아온 결과 몸무게는 제자리를 찾아왔었죠.

 

그래서 저탄고지를 다시 시도하기가 두려웠습니다. 빵과 면을 특히 좋아하는 제가 다시 탄수인으로 돌아가는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탄수인으로 돌아가게 되면 바로 몸무게는 제자리를 찾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점점 옷이 맞지 않고 뭘 입어도 부대끼고 자신감이 사라지다보니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시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실패의 경험을 토대로 세가지의 새로운 원칙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한달~40일 정도 지나 지금까지 깨지 않고 있습니다.  

 

1. 간헐적 단식(16:8)을 병행한다.

 

2. 키토제닉을 위해서 새로운 식재료와 도구를 사지 않는다.

 

3. 너무 먹고 싶으면 먹는다.

 

간헐적 단식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할 날이 있겠습니다만, 아마도 모르는 분들은 없을겁니다.

 

저는 최소 16(공복):8(식사) 의 간헐적 단식을 시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배가 고프다기보다 밤에 입이 자꾸 심심한걸 참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양치질과 취미생활 등으로 정신을 분산했습니다.

 

그리고 키토다이어트의 가장 큰 장점이죠. 익숙해지면 식욕이 사라지기 때문에 2주 정도 지나면 간헐적 단식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는 어떤날은 18 : 6 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하루에 한끼만 먹고 지나가는 날도 있고요.

 

두번째, 키토제닉을 위해서 식재료와 도구를 사지 않는다.

 

처음 키토를 포기하고 나서 주방을 보니 온갖게 있더라고요. 저도 모르는 새 말입니다.

 

제가 샀던 것들로는

 

  • 애니쉬(키토하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전자렌지용 뚝배기)
  • 애플 사이다 비네거(이른바 애사비)
  • 곤약(곤약 쌀, 면, 덩어리 등) 대용량..
  • 돼지껍데기로 만든 과자 1박스
  • 버터 한무더기
  • 스테비아
  • 차전자피
  • 코코넛오일, 올리브오일 등 각종 오일

 

등등..

 

뭔가 시작할때 도구부터 사고나야 든든한 기분, 다들 아실겁니다. 하지만 다 애물단지가 되더라고요.

 

사실 위에 나열한 것들 그냥 탄수인으로 살면서 다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긴 하지만.. 탄순인이 되고나면 사용하기 싫은 게.. 문제죠.

 

이 모든 실수의 원인은 뭘까요? 바로 탄수인으로서 먹던 것을 키토식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이었어요.

 

"난 밥을 좋아하니까 밥을 먹어야 하는데 죄책감 없이 먹을 게 필요해 -> 곤약"

"난 과자를 좋아하니까 포기하지 못할꺼야, 대체로 먹을 게 필요해 -> 돼지껍데기 과자"

"난 빵을 좋아하니까 포기못해 -> 키토베이킹 재료"

 

하지만 돼지껍데기 과자도, 키토베이킹도 모두 내가 먹고싶은 과자와 빵의 대체가 될 수 없죠. 오히려 오리지날 과자와 오리지날 빵을 더 먹고싶게 만들뿐..

 

다시 시작하면서 또 키토다이어트를 여전히 하고계시는 분들의 말씀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은 문장이 있습니다.

 

바로

 

뭔가를 더 해서 먹을 것이 아니라 먹던 것들에서 탄수와 당을 줄이자

 

그래서 육류를 전보다 많이 먹되 식단을 확 바꾸지 않고 먹던 것에서 당을 줄이고 지방섭취를 늘리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예를 들면

 

사랑의 삼겹살구이

감바스, 에그 인 헬, 토달볶

일반 한식단에서 반찬에 들어가는 설탕을 빼고 국에는 버터를 추가하고 밥은 먹지않거나 한두숟가락만 먹는다

(소고기 미역국, 된장찌개, 사골국 등에 고기를 더 많이 넣고 버터와 함께 먹는다, 나물 혹은 볶음 반찬에 들기름을 낭낭하게 뿌린다)

산뜻한게 먹고싶으면 샐러드에 스리라차, 발사믹, 올리브오일 등 다양한 드레싱과 함께 먹는다

이도 저도 안되면 올리브오일을 마신다

 

이렇게 맛있고 좋아하는 것들로 먹다보니 탄수음식에 대한 욕구가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사회생활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들이 내 눈앞에서 탄수 음식을 먹는다? 나도 너무 먹고싶다? 그럴땐 그냥 먹습니다.

 

이게 세번째 원칙입니다.

 

가까운 주변인들은 제가 키토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저만을 위해서 만날때마다 고기를 먹으러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별로 민폐가 되고 싶지 않죠.

 

어떤 날은 친구들과 함께 햄버거를 먹으러 갔습니다. 그나마 더티키토라도 가능한 메뉴를 주문하고 소스와 빵을 빼고 먹습니다.

 

하지만 산넘어 산, 치즈소스와 시즈닝이 뿌려진 감자튀김 냄새가 아주 유혹적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먹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 많이 먹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키토를 하다보면 부피가 큰 탄수화물 대신 단백질, 지방위주의 식사를 하다보니 위의 크기 자체가 작아지는 기분이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레 많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여섯번 주워먹다가 손을 멈춥니다. 그정도 먹으니 배가 차더라고. 물론 그게 치팅과 입터짐의 시작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매우매우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하여튼 그래서 저는 제가 언제 치팅을 했는지, 언제 더티를 했는지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어차피 오랫동안 지속해야 할 식이요법이니까요. 단기간에 확 빼고 다시 탄수인으로 돌아갈 것이 아니잖아요. 혹시라도 너무 힘들어 금기된 식단에 손을 대버렸다면! 내일 다시 클린하게 돌아가면 되니까요.

 

두려워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뭐 한 30kg 빼고 작성한 후기같지만, 앞으로도 계속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의지박약 과체중 탄수인에게 힘이 되는 글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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