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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주머니/파이어족으로 살아가기

저축의 시작, 직장인 통장 쪼개기

by 밥포켓 2020.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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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을 쪼개야 하는 이유 / 마이너스통장 빨리 상환하는 방법

 

아래 추천하는 방법은 사회초년생을 위한 방법이 아니다. 직장생활 2~3년차, 내일이 없이 소비를 해보고 직장인의 참맛 대출도 땡겨보고 마이너스 통장도 마구마구 써보고 캐피탈 할부도 긁어보고 나서 밑빠진 독처럼 통장에 금액이 불어나는 걸 보면서(물론 앞에 -가 붙어있다) 아차차 이렇게 살면 안되지, 라고 반성하는 직장인을 위한 글이다.


“저축하고 남은 돈을 써라,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해서는 부자가 되지 못한다”

 

통장을 쪼개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돈을 목적에 맞게 써야 한다고 인식하게 하기 위함이다. 용돈의 상한, 비상금의 저축정도, 경조사의 예상 정도 등 목적을 분명히 하여 어렵게 번 돈을 허무하게 날리지 않게 해야 한다. 특히나 나처럼 욜로 욜로 하다가 골로 가기 직전이었던 소비 추구족이거나 또는 저축은 저축대로 안되고 대출도 대출대로 못갚는 이판사판의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재테크/저축을 마음먹은 순간 소비를 통제하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원래 처음에는 마이너스 통장을 급여통장으로 사용하면서 체크카드를 사용했다. 아마 당시에는 “난 그래도 신용카드는 쓰지 않고 체크카드를 쓰니까. 월급 받고 남는 돈은 자연스레 대출상환이 되는거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반대로 나는 그 체크카드를 3천만원 한도짜리 신용카드와 같게 느끼고 있었음을..(주먹울음)

 

내 남편의 경우에는 지금도 마이너스통장으로 급여통장을 쓰고 있다. 워낙 지출이 적고 또 본인의 지출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경우라 가능한거지 나같은,, 욜로골로족은.. 절대 안됩니다. 쪼개야 합니다.

 

통장은 크게 급여통장, 생활비통장, 마이너스통장, 비상금통장으로 쪼갠다. 그리고 사이좋게 갈라부친 통장은 매월 말일 전체 결산을 한다.

 

 1. 급여통장 : 퍼가요의 온상, 잔액은 0

 

급여통장은 금리가 중요하지 않다. 이리저리 다 빠져나가고 쪼개서 매월 말일엔 항상 잔고를 0으로 만들어 놓을 것이기 때문에 이자의 의미가 크지 않다. 다만 이리저리 이체가 잦은 통장이므로 수수료우대를 받을 수 있는 입출금통장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월급을 주는 회사에서 지정(?)하는 주거래 은행이 있을 것이므로 그렇게 개설된 계좌를 사용하여 수수료 우대를 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은행마다 제공하는 수수료면제 제공 조건을 따져서 나와 가장 접근성이 좋은 은행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돈은 있으면 쓴다, 돈을 없게 만들자”

 

급여통장을 잘 운영하는 방법은 통장에 돈을 마르게 하는 것이다. 돈이 마르면 자연히 쓸 돈이 없다는 압박감(?)을 느껴서 소비가 줄어들게 된다. 물론 돈을 써서 마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위에 명시하였듯이 돈을 갈라부쳐 급여통장에 돈이 없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먼저 자동이체가 될만한 것들은 전부 급여통장에 걸어둔다. 주택청약, 휴대폰 요금, 보험료.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넷플릭스 등), 모임비 등 고정지출은 모두 “급여일”“급여통장”에 걸어둔다. 대략 60만원 정도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더 내 통장에 머물면서 마치 가처분 용돈이라고 의식해서 곧 빠져나갈 돈들이 아깝다고 느낄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서, 나는 급여일 당일 이체를 선호한다. 자동이체될 돈은 이미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2. 생활비통장 : 사회생활 비용 충당하기

 

통장 쪼개기 두 번째, 급여통장에서 생활비통장으로 생활비를 송금한다. 생활비는 고정지출을 제외한 사회생활 비용을 충당한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1인가구는 변동지출로 70만원, 4인가구는 265만원 정도를 쓴다고 한다. 나의 경우는 매월 급여일에 생활비에 20만원을 이체한다. 남편이 54만원을 보내고 우리 부부는 한달에 74만원으로 생활한다(나는 공동의 생활비 외에는 따로 소비성 지출을 하지 않는다). 적지 않냐고 하는데 쓸 게 사실 없다. 우리 부부의 생활비는 주로 식비, 공과금 등으로 간소하고, 휴대폰요금이나 보험료 및 개인 대출상환 및 투자는 각자 알아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여기에 대해 자세히 작성 할 기회가 있으리라).

 

3. 비상금통장

 

세 번째는 비상금통장이다. 보통 비상금통장에는 월 급여의 2~3배 정도를 넣어놓는다고 하는데, 아직 나는 시작단계라 월급과 엇비슷한 정도의 금액이 들어가있고 매월 10만원 정도를 정액 이체하고 있다. 그리고 비상금통장을 운용해보다 뼈아픈 실패를 했던 나로서는, 꼭 비상금통장에서 돈을 빼 쓸때는 내가 마련해둔 목적에 부합한 경우만 인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정말 사전에 예측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서는 부모님 관련된 일 정도로만 목적을 정한다.

 

비상금통장은 NH투자증권의 CMA통장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잔고가 170~180만원 정도인데 매월 이자가 1천원 이상 정도로 붙기 때문에 단순 예금통장보다는 훨씬 낫다. 그리고 말그대로 “비상금”통장이므로 비상시에 인출이 가능해야 하므로 정기예금이 아닌 CMA통장을 사용한다. 전에는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에 넣어두기도 했었는데 카카오 계좌는 아직까지 숨기기 기능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어플에 접속할때마다 자꾸 비상금이 눈에 보여서 용돈이 아쉬울땐 어김없이 빼쓰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해서 그냥 아예 별도로 투자은행 계좌를 개설하여 넣어두고 쳐다도 보지 않는다.

 

그리고서야 남은 잔액은 31일 전액 마이너스통장으로 이체한다. 마이너스통장의 장점이자 단점인 아무 때나 빼서 쓸 수 있고 아무 때나 갚을 수 있는 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물론 나름대로 일반대출상환처럼 매월 정해진 금액도 상환하고 추가로 통장에 남은 여윳돈을 전부 상환하는 것이다.

 

"티끌모아 태산"은 진짜입니다.

 

내가 찾은 방법 중에 가장 빠르게 마이너스대출을 상환하는 방법이었다. 이렇게 하다보니, 월급여 이외의 성과금의 경우도 한방에 마이너스대출을 상환하게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마인드세팅을 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줬다. 월급 통장에 돈을 마르게 하여서, 가처분 소득이 마치 줄어든 것 처럼 느끼기, 정액 상환금액 이외에 푼돈도 모두 대출 상환하여 '돈을 잘갚는 나'에 도취되기. 자세한 내용들이 중간에 많이 빠진 것 같아서 아쉽지만, 각론은 언젠가 다 작성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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